이런 블로그와 그 주인장에게 협찬해주는 곳 없다. 돈, 제품받고 쓰는 사용기 따윈 없다.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니 이상한 시비는 거절한다.
식견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설명은 감사하다.
텐키리스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었다. 무엇보다 넘버패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할 일이 잘 없고, 자세에 있어서도 마우스와 마우스패드를 완전히 치우지 않으면 키입력시 허리가 뒤틀린 상태로 타자를 쳐야하기 때문이다. 문서작성등을 자주 하지 않는 요즘같아서는 큰 의미는 없지만 한번씩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키보드에 돈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질러버렸다!!!
[엔트리원더스 archon Aluke Pro87 QuickFire]
[ 박스포장 ]
박스가 참으로 아담하다.
[ 박스개봉 ]
구성은 별다른 것 없다. 제품이 제품만 멀쩡하면야... 뭐 다른 잡다한 것들은 의미 있나 싶기도하고... 단지 아쉽다면 키스킨은 하나쯤 챙겨주면 좋겠다.
[ 풀타입키보드와 비교 ]
찬조출연한 Gkey2 도 비키스타일의 약간 슬림형이라 그리 크지 않은데 아무래도 넘버패드쪽이 날아간(?) 덕인지 더 작게 보인다.
사람마다 키보드를 선택하는 조건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는데 청소가 쉬워야한다는 것이다. 키보드라는 물건은 생겨먹은 꼴부터 먼지를 많이 먹을 수 밖에 없게 생겼다. 평면에 넓은 형태, 도출된 키캡으로 인한 요철, 밀집된 키형. 모든 면에서 먼지를 퍼먹고 난뒤 내뱉지 못하는 형태다.
그래서 '비키'형태의 키보드가 나오면서 나는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먼지만 털때는 '블로워'로 불어주기만해도 먼지는 다 쓸려내려가고 게다가 멤브레인 중에서도 생활방수만 된다면 기울여놓고 샤워기로 물만 뿌려주면 되었으니까. 정말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텐키리스, 기계식축, rgb발광이라는 것에 혹해버려 사버린 이 제품은 샤워는 못한다. OTL....
키보드 개발사들은 생활방수로 샤워를 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주면 참으로 고맙겠다. 사심어린 요청이다. ㅎㅎㅎ
이 제품을 고른 이유는 몇가지 있는데 우선은 선택권이 자체가 좁다는 것이다.
한국시장은 어떠한 시장이건 '유행'에 민감하고 그 부분에 구매자들이 몰리며 그로인해 제품선택권이 좁아지는 희한한 구조가 생성된다. 그만큼 시장이 작다고 할 수도 있는데 구매자는 자기 취향따위보다 유행이 중요하고 판매자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수익구조때문에라도 그런 팔리는 제품만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유저들이 유행만 따라가는 바보다 라는 소리는 아니니 괜히 침소봉대하여 욕하진 말아달라. 나는... 참으로 힘들다. ㅋ
고로, 텐키리스 제품을 고르려고하면 제품수가 확 줄어버리고(미니키보드는 제외다. 이건 써먹기도 어렵다.)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이 올라가는만큼 구매자는 여러가지를 따지게된다. 어떤 추가기능이 있는지, AS는 잘 되는지, 믿을 수 있는 업체인지.
결국에는 텐키레스를 선택하면서 3만원 이상의 제품들만 나오게되고 유사축 제품이 펼쳐지니 당연히 기계식 제품중에서 '비키'스타일을 고르면 이제 손을 꼽을만한 업체들만 나온다. 그 중에서 신제품인 놈을 고르니 이 제품이 나온 것이다. 별 것 없다. ㅎ
새로운 유사축이라 키 입력이 쉽다(키 입력 깊이가 얕다.)는 점도 한몫했는데 금축은 그 중에서도 애매한 깊이 1.4mm 라서 그럭저럭 새로운 키맛과 과거의 제품사이의 갭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질렀다. 청축과 비슷하다고해서 소음걱정도 되었는 생각해보니 내방에서 혼자 사용하는데 시끄러울 것이 뭐가 있는가!! 막 지른다!!
제품 사진은 이미 많이들 퍼졌고 같은 사진 여러번찍는다고 특징적인게 나오는게 아니니 대충 위 사진들로 갈음하고...
대충 사용느낌만을 적어보자면
1. 통울림이라는 것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흡음재를 넣었는데도 이렇다는 것은 알루미늄 바디의 특징인가 싶기도 하다. 더 고급진 제품들은 어쩐지 모르겠는데 이 정도로 제품을 못 써먹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가끔 커뮤니티에 심각하다는 식으로 적는 유저들이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나는 신경쓰이지 않는다' 정도로 이야기하고 싶다.
2. 세미비키타입이라는 것은 처음 들었는데 비키타입에서 바깥쪽 테두리에 격벽을 세워뒀다-아래의 흠집사진 참조. 아마도 LED 발광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고려한 디자인 같은데 이걸로 인해 청소는 좀더 귀찮아질 것 같긴하다.
그래도 비키타입이 아닌 것들과는 비교는 불허한다. 키보드 분해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키보드 캡을 들어내면 보이는 혼돈의 현장을...
3. RGB 백라이트는 크게 의미 있나 싶기도한데 보다보니 이쁘다. 음... 이쁘지... 그래서 뭐. 키보드 들여다보고 살 것 아니면 크게 의미 있니!?
아! 한가지. 순수 white LED 가 아닌 이상 RGB 조합으로 나오는 white 색상은 색편차와 밝기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제품특성인만큼 white 만을 고려한다면 다른 제품을 살펴봐라.
4. 키감은 멤브레인과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나는데 키 반발력은 키입력깊이가 짧아서 그런지 확연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청축과 유사한 금축이 이 정도라면 1.1mm 깊이를 가지는 다른 축은 미끄러짐이 심할 것 같기도 하다. - 카일 스피드축이라는 이 키들의 압력은 50g 으로 동일하다고 한다.
5. 가격은 옥션에서 올킬에서 구매한 관계로 만원정도 싸게 구매한 것 같은데 5만원대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면 괜찮지 않나 싶다. 너무 싸구려만 찾지마라. 시장만 망가진다. 좋은 제품도 안나오고...
그리고 옥의티!
[ 흠집 ]
제조상의 실수?!
[ 브리딩모드중인 pro97 ]
키보드시장도 많이 커졌고 유저들도 싸구려 멤브레인만 찾던 시절에서 벗어났다. 그런만큼 다양하고 특징적인 제품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데 aluke pro87 은 그런면에서 알루미늄하우징 + 카일스피드축으로 개성있는 제품을 내놓았다고 생각된다. 상위제품도 있지만 일반유저(?)층을 고려했는지 저가제품도 내놓은 그런 느낌이다.
앞으로도 좋은 가격대에 개성있는 제품들을 많이 출시해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키보드 제조사들에게 건의하자면 생활방수되는 기계식 텐키리스 제품을 연구해달라. 나는 샤워기를 뿌리고 싶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