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용 전기자전거를 구매해보았습니다.

출퇴근길 버스노선에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가 고루 분포해준 덕분에 주야간 근무 타임 관계없이 편한데 힘든(?) 출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행동을 개차반같이 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스트레스만 받는 상황인지라 직장 근처까지 자전거도로가 닦여있다는 것을 생각해내고서 자전거에 관심을 두게 되었죠.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요건이 있는데

  1. 출퇴근 후 샤워를 하기 쉽지 않으므로 최소한의 노동(?)만 들어가야한다.

  2.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3. 당연히 가격이 너무 비싸면 안 된다.

이 정도입니다.

 

직장 여건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하기 불편한 시설입니다.  샤워장이 있긴 하지만 혼자만 쓰는 게 아닌 만큼 대기자들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직원들 눈치도 보이죠.  그래서 간단하게 물수건으로 몸을 닦을 정도면 괜찮지 않겠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요새 스마트 모빌리티라고들 많이 하는 '전기바이크류'를 관심 있게 보았는데 이것도 여러 가지가 걸리더군요.  우선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데는 국내법상 제약이 좀 많습니다.

< 전기자전거 제도개선 내용 - 출처:bike.go.kr >

보시다시피 PAS 형태의 25km/h 이하의 속력을 내는 중량 30kg 미만의 전기자전거만이 자전거도로를 운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로틀 방식이 있어도 숨기고 타는 사람도 있겠지만 괜히 걸려서 벌금 내고 싶지 않으므로 생각을 접었죠.

특히, 외산 전기자전거들의 경우 PAS/스로틀 겸용이 많이 나오는데 이건 원칙적으로 자전거도로 통행금지라고 합니다.  국산 자전거 회사들의 제품은 대다수 법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에 불만인 것이 최근 전동 킥보드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게 허가가 났단 말이죠.  킥보드 페달 안 밟잖아요.  속도제한만 같다면 자전거 겸용도 허가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해할 수 없는 행정입니다.

덕분에 가격도 싸고 스펙이 높은 겸용 외산 자전거들은 전부 ㅃㅃㅇ~ 

 

< PAS/스로틀 겸용이라 구매하지 못한 녀석들 >

샤오미 HIMO C20 은 국산의 미니벨로형 전기자전거와 거의 동일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20인치 바퀴 사이즈에 전륜 포크의 서스펜션 없는 것까지 동일한데 단 한 가지 스로틀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자전거도로를 주행하지 못합니다. 

가격은 국산 유통제품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기까지 한데 말이죠.(19/04/07 다나와 기준 54.9만 원) Lankeleisi의 제품은 26인치 바퀴 크기에 400W 모터, 무려 10Ah의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쌉니다.(19/04/07 다나와 기준 배송비 포함 73만 원)  물론 제품을 가격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지만 선택권 자체가 제한받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고 불만만 쌓이죠. 

적법한 전기자전거를 고르다 보니 국산 밖에 답이 없고 스펙은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쩔 수 있나요.  법 지키라는데 ㅎㅎㅎ;;  국산을 알아보니 국산도 여러 종류가 있더군요. 

< 스마트자전거 이볼트 캡슐 2019년형 - 출처 : smartbike.co.kr >

삼천리, 알톤처럼 오랫동안 자전거를 만들어왔던 업체들부터 신생업체들까지 전기자전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찾다 보니 이렇게 많은 전기자전거 모델들이 있는지 놀랐습니다.  스펙은 유사하지만 디자인이나 편의성 등에서 차별화를 많이 두더군요.

 

나름 제 나름대로 제품들을 분류하다 보니 몇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PAS 전용 기준) 2019년
이전은 대다수가 300W 이하 출력의 모터를 쓴다는 겁니다.  주로 250W가 많고요.  2016~2018년도 초기 1세대부터 2세대라 할만한 제품들이 여기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2019년에도 250W 제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2019년에는 300~350W 제품군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론 모터 출력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속력은 제한을 걸지만 토크는 제약을 걸지 않기 때문에 오르막을 오를 때 힘은 토크로 결정 날 테니까요.  판매 광고의 등판각도와 모터 출력을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모터 출력이 높으면 등판각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아무튼 국산을 사기로 했고 350W 급 제품으로 보다 보니 퀄리와 스마트(삼천리 자회사라고 합니다.)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쪽으로 가다 보니 퀄리보단 스마트 쪽이 저렴해서 스마트 이볼트 캡슐 2019년형 제품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바퀴 크기 20인치, 350W급 제품의 평균 가격은 배터리 용량 5Ah를 기준으로 80만 원가량입니다.  퀄리, 스마트의 제품은 그보다 싸긴 합니다. 

 

아무튼 최종적으로 가격비교 시 제일 저렴한 녀석을 냅다 질렀습니다.(내 통장 ㅜ_ㅜ)

< 스마트 E-VOLT CAPSULE - 85만원(할인전 19/04/07) >

저는 최종 가격 6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씩 싸게 할인을 하더군요.  운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대 최저가는 61만 원...  (내가 그렇지 뭐...)

 

< 스마트 이볼트 캡슐 2019 >

페달 휠 옆에 꼬불꼬불한 선이 보이시나요?  싯포스트에서 나와서 모터부 전원공급을 해주는 케이블입니다.  저 연결부를 해제하고 싯포스트를 풀면 안장과 함께 싯포스트가 무 뽑히듯 쑥~

별도로 들고 방에서 충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다시 연결하려면 좀 불편하죠...;;;

 

< 컨트롤러 >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만 전원을 켜고 끄고 PAS 단계를 1~5까지 변경시킬 수 있는 컨트롤러 입니다. 

현재속도, 최고속도, 평균속도, 누적거리, 이용시간, 전압등을 표기해주죠.

 

 

이제 한 3일 타보면서 느낀 점은

  • 20인치 작달막한 자전거라서 귀엽습니다.  제 덩치에는 안 어울리지만(잇힝~!) 그래도 잘 나갑니다.

  • 오르막도 PAS4~5로 달리면 별 느낌 없이 쑥쑥 잘 올라갑니다.  등판각도는 10도 내외인 것 같네요.

  • 평지에서도 PAS3으로 달리면 속도계에 15~20km/h 찍힙니다.  몇 번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감이 좋습니다.

  • 배터리는 5km 거리의 왕복으로 완충 상태에서 1칸이 닳았습니다.  배터리 전압은 41v에서 38v 정도로 떨어졌고요.

  • 가격이 싼 만큼 서스펜션이나 이런 부분은 부족합니다.

  • 이 모델은 배터리가 싯포스트(안장 밑 기둥)에 들어있습니다.  그만큼 굵어서 일반 자전거 싯포스트처럼 악세사리 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싯포스트를 뽑아서 충전을 할 수도 있지만 모터전원부가 자전거하단에 있어 연결이 번거롭습니다.

 

 

장거리를 달리시거나 작은 자전거가 싫으신 분들은 26인치 바퀴 사이즈의 제품들도 있고 대용량(7Ah , 10Ah) 제품들도 있으니 취향 껏 고르시면 될 듯합니다.

접이식 자전거라도 싯포스트배터리가 아닌 카트리지형태도 있습니다.  몸체를 접으면 카트리지형 배터리를 뺄 수 있는 형태죠.